어린이의 시선에서 본
1980년 5월 광주, 그날의 이야기
광주 민주화 운동은 10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1000명이 넘는 인명 피해를 냈다. 이마저도 10년이 훨씬 지난 후인 1995년에 공식적으로 집계된 숫자로 직, 간접적인 피해가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 항쟁 기간 동안 타 지역과의 통신도 끊어지고 교통편도 막혔다. 언론은 시민군을 폭도 내지 간첩으로 보도하며 검열된 뉴스를 퍼 날랐다. 광주는 그렇게 고립되어 갔다. 이런 상황 속에 어린이의 시선에서 본 광주의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이상하다. 1980년대 노지 딸기는 주로 5월에 수확을 한다. 1년 중 가장 바쁜 시기인데, 그해 5월엔 딸기밭에 딸기가 넘쳐 나는 것이다. 맨날 못난 딸기만 주던 엄마가 바구니 한가득 예쁘고 탐스러운 딸기를 담아 주고 딸기밭의 딸기는 수확도 안 된 채 죽어 간다. 어른들의 얼굴에는 그림자가 지고 온 동네에 한숨 소리가 풍년이다.
비극에는 다양한 모습이 있다. 〈그 오월의 딸기〉는 1980년 5월 광주에서 일어난 비극을 입체적으로 표현한다. 평화로운 딸기밭의 풍경과 어린이의 순진한 음성 뒤로 시민들이 진압 봉에 맞고 끌려간다. 탱크가 움직이고 헬기가 난다. 시민군들은 태극기를 휘날리며 민주화를 외친다. 폐허가 된 광주 시내를 아이들이 천진하게 뛰어다닌다. 다디단 자유의 열매를 맺은 오늘날, 우리가 기억해야 할 그날의 이야기가 가슴 아프게 펼쳐진다.
자료:교보문고. 편집:빛고을신문